책소개
소크라테스, 알키비아데스를 구하다
≪구원받은 알키비아데스≫는 카이저가 1917년에서 1919년 사이 표현주의 시기에 쓴 드라마다.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용감하고 사려 깊은 행동으로 아테네의 젊은 사령관 알키비아데스를 구한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택했다. 주상 제작자 소크라테스는 전쟁에 나갔다 동료들과 후퇴하는 길에 선인장밭에서 가시에 찔린다. 발바닥에 상처를 입어 움직일 수 없게 된 그는 동료들을 보내고 홀로 남는다. 마침 적군에게 쫓기던 알키비아데스를 우연히 구하게 되고, 이로써 아테네도 위기를 벗어난다. 알키비아데스를 구하고 결과적으로 아테네를 구한 소크라테스를 위해 월계관이 준비되었지만 상처 입은 발로 계단을 오를 수 없었던 소크라테스는 월계관을 알키비아데스에게 양보한다.
육체(알키비아데스)와 정신(소크라테스)의 대립에 관한 대화극이자 사고극으로, 카이저는 관객이 ‘구경하는 연극(Schauspiel, 샤우슈필)’에서 벗어나 연극을 통해 생각하는 즐거움을 얻도록 의도했다. 여느 표현주의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스스로를 비주류이자 인류를 구원할 선구자로 생각하는 표현주의자들의 양가성을 ‘소크라테스’라는 인물로 완벽히 표현해 냈다.
200자평
1920년 출간한 ≪구원받은 알키비아데스≫는 같은 해 1월 29일 뮌헨에서 초연했다. 게오르크 카이저는 이 드라마를 펠로폰네소스 전쟁 당시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육체와 정신 대립에 관한 대화극이자 사고극으로 형성했다.
지은이
게오르크 카이저(Georg Kaiser)는 1878년 11월 25일 마그데부르크에서 상인 프리드리히 카이저와 부인 안토니 안톤의 여섯 아들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그는 교사와 교육과정에 대한 불만으로 김나지움을 중퇴한 후 3년간 상업 수업을 받았다. 서점과 수출입상에서 수습사원으로 일하면서도 항상 플라톤과 니체를 읽고, 바흐와 베토벤의 음악을 듣기를 좋아했다. 1898년에 카이저는 석탄 운반 인부로서 화물선을 타고 남아메리카로 가서 3년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아에게(AEG) 지사의 경리 사원으로 일한다. 그러나 말라리아에 걸려 스페인, 이탈리아를 거쳐 다시 독일로 돌아와서는 주로 마그데부르크에 머물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 25세에 첫 작품으로 희비극 <클라이스트 교장>을 발표했다. 1908년 10월에 카이저는 부유한 상인 가문 출신의 마르가레테 하베니히트(Margarethe Habenicht)와 결혼해 제하임 안 데어 베르크슈트라세로 이사했으며, 1911년에는 바이마르에도 겨울을 날 별장을 갖게 되었다. 1915년에 처음으로 그의 작품 <학생 페게자크 사건>이 빈에서 공연되었다. 1917년 <칼레의 시민들>과 <아침부터 자정까지>의 초연으로 카이저는 극작가로서 최초의 성공과 명성을 얻는다. 이후 카이저의 작품 중 40편 이상이 세계 각국에서 초연됨으로써 명실상부한 세계적 극작가로 부상한다. 1944년에 세 편의 그리스 희곡들 중 마지막 작품인 <벨레로폰>을 끝내고 소설 ≪아르트≫를 집필하던 중 1945년 6월 4일에 혈관이 막히는 색전증으로 아스코나에서 6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옮긴이
김충남은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 본대학교에서 독문학을 수학했으며, 뷔르츠부르크대학 및 마르부르크대학교 방문교수, 체코 카렐대학교 교환교수를 지냈다. 1981년부터 한국외국어대학교에 재직하면서 외국문학연구소장, 사범대학장, 한국독어독문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세계의 시문학≫(공저), ≪민족문학과 민족국가 1≫(공저), ≪추와 문학≫(공저), ≪프란츠 카프카. 인간· 도시·작품≫, ≪표현주의 문학≫이 있고, 역서로는 게오르크 카이저의 ≪메두사의 뗏목≫, ≪아침부터 자정까지≫, 페터 슈나이더의 ≪짝짓기≫,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의 ≪헤르만 전쟁≫, 에른스트 톨러의 ≪변화≫, 프란츠 베르펠의 ≪거울인간≫, ≪야코보프스키와 대령≫, 프리드리히 헤벨의 ≪니벨룽겐≫ 등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응용미학으로서의 드라마-실러의 ‘빌헬름 텔’ 연구], [신화의 구도 속에 나타난 현재의 정치적 상황-보토 슈트라우스의 드라마 ‘균형’과 ‘이타카’를 중심으로], [최근 독일문학의 한 동향: 페터 슈나이더의 경우], [베스트셀러의 조건-쥐스킨트의 소설 ‘향수’의 경우] 외에 독일 표현주의 문학과 카프카에 관한 논문이 다수 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 명예교수로 ‘독일 명작 산책’과 ‘독일 작가론’을 강의하고 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제1부
제2부
제3부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소크라테스: 내가 그대들에게 연극을 하고 있는 건가? 이게 비극인가 아니면 그 속에 웃음도 깃들어 있는 건가? 무대의 배우도 그걸 알지 못하고 아래에 있는 호기심에 찬 관객도 그걸 밝히지 못하네. 어떻게 비극과 웃음의 혼합이 완전해질까? 슬픔에 눈물이 어려 있고 기쁨이 눈물을 쏟고 결국 슬픔과 기쁨은 하나의 축복으로 흘러들지. 누가 구별하는가?…. 그대들도… 나도… 구별할 수 없어…. 위대한 것이 하찮은 것 속에 숨겨져 있고… 사소한 것에서 숭고한 것이 눈과 태양이 결합해 있는 정상으로 우뚝 솟지!….